3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5분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나 주인 이모(43·여)씨가 크게 다치고 아들 안모(18)군과 안군의 친구 등 6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군은 어머니 이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이씨를 벽에 밀치고 집에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종이에 붙여 던진 불씨가 카펫에 옮아붙으면서 크게 번졌고, 불은 소방서 추산 900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9분 만에 꺼졌다.
화재로 아파트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이웃주민 2명과 아파트 관리인, 출동 경찰까지 부상을 당했다. 당시 집안에는 이씨와 아들 안군, 안군의 친구 등 모두 3명이 있었다.
이씨는 설을 쇠러 남편과 함께 전날 고향인 대구에 갔다가 고교생 아들이 친구들을 불러 술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이날 오전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술을 마시는 오빠를 피해 친구 집에서 잤던 딸(17)은 오전에 귀가했다가 오빠가 어머니를 폭행하자 밖에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범행 당시 안군은 만취 상태였으며 “어머니 잔소리 때문에 홧김에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올해 대입시험을 치른 안군은 평소에도 집에 늦게 들어온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안군을 존속 살인미수와 현주건조물방화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안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