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차 ‘길막’ 보다 더 중요”…‘심장이뛴다’ 하지절단 환자, 왜 서울까지 왔나?

“응급차 ‘길막’ 보다 더 중요”…‘심장이뛴다’ 하지절단 환자, 왜 서울까지 왔나?

기사승인 2014-02-03 17:36:00

[쿠키 사회] SBS ‘심장이뛴다’에 하지절단 환자가 나온 것을 계기로 인터넷에서는 국내 의료계의 접합 치료 현실도 거론됐다.

부산의 한 2차 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네티즌 아이디 ‘재미****’는 3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구급차 길막보다 중요한 사실은 접합할 의사가 없었다는 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길막’은 차량들이 응급차가 와도 길을 터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네티즌은 “‘심장이뛴다’에서 길막과 헬기가 병원으로 바로 안 가고 선착장에 환자를 내린 것이 이슈가 됐다”며 “그런데 전남에서 다친 환자가 왜 서울까지 와서 수술을 받아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절단 환자라 대학병원급으로 뛰었을 것”이라며 “왜 광주의 대학병원에서 접합수술을 받지 못했을까. 의사가 없었을 거다”라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정확히는 미세접합 전문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미세접합 전문의가 많지 않다”라며 “타과 전문의 보다 더 공부해야 하며
막상 미세접합 전문의가 되면 현실과 싸워야 한다. 손가락 하나 붙이는데 약 70만원 정도의 수가를 받으며 시간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10시간까지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의사 입장에서는 그 시간에 다른 환자 보는 게 더 이득이어서 접합 수술을 기피하고 있고, 과 자체가 돈이 되는 과가 아니기 때문에 미세접합을 하려는 의사들도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실이 ‘심장이뛴다’의 하지절단 아주머니가 서울까지 와서 수술을 받게 된 이유”라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수지접합 전문병원은 전국에 단 6곳이다. 서울은 신촌연세병원 1곳이고 부산에 2곳, 대구·인천·경기에 각각 1곳씩 있다. ‘심장이뛴다’의 사고가 발생한 전남 지역엔 없다.

지난달 28일 ‘심장이뛴다’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 전남 지역에서 교통사고로 하지가 절단된 여성 환자가 서울의 병원까지 옮겨지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환자는 사고 발생 후 약 5시간이 지나 잠실의 헬기선착장에 도착한 후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차량이 응급차에 길을 터주지 않았고, 심지어 응급차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까지 나와 시청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이 환자는 골든타임(접합수술이 가능한 시간)인 ‘사고 발생 후 6시간’이 거의 다 돼 겨우 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길어진 이송시간으로 괴사가 많이 진행돼 결국 수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직 소방관인 한 네티즌은 헬기가 잠실에 내린 것에 대해 트위터에서 “이동 경로가 대통령 경호 안전 비행금지구역이었고 해당 병원에 헬기 이착륙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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