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들어본 적도 없는 ‘RO’ 총책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토끼에게서 뿔을 찾는 것이다.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데 이를 증명하라고 하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이번 사건은 모두 국정원에 의한 정치공작이다.”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3일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합의 12부(재판장 김정운)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의원은 최후 의견진술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모두 국정원에 의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나는 2012년 처음 정치권에 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논쟁적 위치에 섰다”라면서 “총선에서 보수 언론으로부터 종북으로 호명됐고, 당내 비례대표 선거 후 공안 검찰은 내게 국고를 편취한 혐의를 덮어씌웠다”고 진술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이어 “내란음모 사건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취임 첫 해를 맞은 현 정권을 폭력적으로 전복하려 했던 것이 말이 되나”라면서 “국정원이 제공한 카더라식의 소설을 받아쓴 언론의 여론재판이 의사당에서 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또 “재판에서 드러난 것처럼 북한과 연계를 한 적도, 폭력으로 정권을 전복한 적도 없다”면서 “30년간 진보운동을 하며 우리 민중을 믿고 민중에 의한 진보의 세계를 개척하고자 노력했다. 선거로 진보세력이 집권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들어본 적도 없는 ‘RO’의 총책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증명하라고 하니 기가막힐 노릇이다”며 “당시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국정원에 대한 해체를 요구했고, 민심은 청와대를 향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 사건이 터져 모든 이슈를 흡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색깔론, 종북몰이는 낡은 수법이지만 여론전을 앞세우며 정교하고 교활해졌다”라면서 “야권이 정권을 넘볼 수 없게 만들려 하고 있다. 만약 음모가 있었다면 내란음모가 아닌 박근혜 영구집권 음모가 있었다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통진당 당원들에게 “진보정치는 우리 민족이 없어지지 않는 한 언제나 살아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