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한 노래한다는 국내 여가수들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곡을 열창한 후 인터넷에 올리면서 ‘Let it go(렛잇고)’ 커버(따라 부르기) 열풍이 불고 있다. 새로운 도전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타나 ‘누가 더 잘 부르나 겨뤄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마치 지난해 8월 힙합 가요계를 술렁이게 한 ‘컨트롤 비트 디스전’을 연상케 한다.
지난달 국내 개봉한 겨울왕국은 흥행가도를 달려 지난 4일 635만 관객을 돌파했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가수 이디나 멘젤이 부른 겨울왕국 오리지널 삽입곡 렛잇고 또한 이례적으로 각종 국내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렛잇고의 인기는 실력파 여가수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잔잔한 저음부터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지르는 고음까지 ‘기승전결’이 뚜렷해 렛잇고를 시원하게 소화하면 곧바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주목받을 수 있다는 측면도 따라 부르기 열풍으로 이어지는 데 한몫했다.
렛잇고를 가장 먼저 부른 국내 여가수는 에일리다. 그는 지난달 17일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폭발적인 가창력과 호소록 짙은 목소리를 뽐내며 렛잇고를 무난히 소화했다.
두 번째로 도전장을 내민 그룹 다비치의 이해리는 지난달 29일 ‘샤넌의 작은 음악회’에 출연해 ‘오리지널 버전 1절’을 열창했다. 감성적 측면을 풍부하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뒤이어 지난 2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투브에 열창 모습을 공개한 가수 디아는 ‘목소리가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와 어울린다’ ‘원곡의 느낌을 가장 잘 살렸다’라는 극찬을 받았다.
Mnet ‘보이스 코리아’ 시즌 1 우승자인 손승연도 연습실 의자에 앉은 채 힘 있는 목소리를 뽐내며 렛잇고를 열창해 호평을 받았다. 5일 현재 이 영상은 조회수가 400만건에 이르렀다.
신인 가수 은가은 역시 지난달 24일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린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따라 부르기 대열에 합류했다. 2007년 MBC ‘쇼바이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은가은은 지난해 디지털 싱글 ‘드롭 잇(Drop It)’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특히 걸그룹 씨스타의 효린은 렛잇고 한국어 버전을 부를 가수로 선정돼 겨울왕국 크레딧 엔딩곡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다음 주 안으로 한국어 버전 음원이 출시될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렛잇고를 통해 국내 여가수들의 가창력 대결이 벌어졌다” “다음엔 누가 내 귀를 즐겁게 해줄 지 궁금하다”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실력파 여가수들을 한데 모아 렛잇고를 부르는 특집 편을 기획해 달라고 요청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이밖에도 “힙합신 컨트롤비트 대란이 생각난다” “자신이 더 잘 부른다 생각하면 드루와 드루와” “아이유가 부르면 어떨지 기대된다” 등의 댓글을 달며 관심을 나타냈다.
렛잇고 따라부르기 열풍은 에일리, 이해리 등 기존 가수들의 가창력을 다시 주목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디아, 은가은 등 실력만큼 인정받지 못한 무명가수들에게도 팬층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과연 다음 도전자는 누가 될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