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호조태환권’이 국내 화폐 경매에 나온다.
‘호조태환권’은 우리나라 최초의 지폐로 1893년 발행됐다. 대한제국 당시 고종이 경제 근대화를 위해 추진했던 화폐개혁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개혁실패로 유통되지 못하고 대부분 소각됐다.
이번에 경매로 나오는 ‘호조태환권’은 한국전쟁 중 미국으로 유출되었다가 62년만에 지난해 9월 한·미 당국의 협조로 문화재 환수 차원으로 고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호조태환권 인쇄판(원판)’으로 실제 인쇄가 된 희귀본이다. 8000만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조태환권은 한국 경매에서 단 두 번만 나왔다. 2010년 화동옥션에 나와 9250만원에 거래됐다.
이번 경매에는 ‘을유 시주화’, ‘건양 시주화’, ‘태극휘장 시주화’, ‘대한제국 금화’ 등도 나온다. 모두 역사적 가치와 희귀성이 높은 주화다.
우리나라 주화 중 가장 희귀한 주화인 ‘을유 시주화’는 1885년에 발행된 우리 나라 최초의 근대 주화다. 시주화로 만들어 졌지만 바로 사장됐다. 경매에 처음 나왔고, 평가액은 7500만원이다.
‘건양 시주화’는 1895년 11월 청일전쟁 후 청나라가 조선이 독립국임을 확인함에 따라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주화다. 1896년 친러파의 득세로 ‘역적의 돈’이 되어 버려 사라졌다. 지난 40년간 단 몇 개만이 거래되었고, 경매에는 처음 나오는 극히 희귀한 주화다. 이번에 나온 주화의 평가액은 6500만원이다.
‘태극휘장 시주화’는 단 30세트만 만들어져 희귀해진 주화다. 1886년 15종의 주화를 한 세트로 만들었다. 이중 10종의 주화가 경매에 나온다. 평가액의 합계는 2억 600만원이 넘는다.
1900년대 초 최초의 금화로 만들어졌다가 통용되지도 못하고 바로 용해돼 버린 ‘대한제국 금화’ 3종도 경매에 부쳐진다. 5원 금화(1908년)는 당시 금 1돈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 평가액은 7000만원이다. 10원 금화(1906년)는 4000만원, 20원 금화(1906년)는 1억 5000만원에 평가되고 있다.
이들 화폐와 주화는 한국 근대사의 숨은 이야기의 매개가 되고, 희귀하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어 그 가치가 높이 평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경매는 15일 서울 충정로 풍산빌딩에서 개최된다(02-3471-4586, 7).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