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득일까, 실일까’
8일(한국시간) 개막한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첫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 이승훈(26·대한항공·세계랭킹 3위)이 파트리크 베커트(23·독일·8위)와 13조에 편성됐다.
13조는 마지막 조다. 이승훈이 마지막 조에 편성됐다는 것은 일단 득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모든 선수들의 레이스를 지켜본 후이기 때문에 페이스 전략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강자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는 10조에 배정됐다.
크라머의 5000m 최고 기록은 6분03초32로 이승훈(6분07초04)보다 3초 이상 빠르다. 하지만 이승훈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크라머가 좋은 기록을 남길 경우 이승훈의 긴장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마지막인만큼 빙질에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경기에서는 3차례 정빙 작업을 한다. 따라서 10조인 크라머는 정빙 후 처음으로 나서기 때문에 유리하고 마지막인 이승훈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빙질에서 스피드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레이스 상대가 베커트라는 점은 이승훈에겐 실에 가깝다. 베커트는 객관적인 전력이 이승훈의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과 기량이 차이가 확실히 나는 선수는 ‘페이스 메이커’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승훈은 2010년 벤쿠버올림픽 50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예상대로 5000m에서 금메달을 딴 크라머는 1만m에서 정상 레인 이탈로 실격처리되면서 이승훈이 금메달을 땄다.
이승훈이 출전하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는 8일 오후 8시30분부터 시작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