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인터넷판은 10일 “은반 여왕들, 최후의 대결에 돌입하다”는 제목으로 올림픽 페이지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다. 기사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인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오랜 라이벌 관계를 조망하면서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놓쳐선 안 될 이벤트임을 강조했다.
CNN은 이와 함께 지난달 전미 선수권대회 챔피언인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19)를 다크호스로 지목하기도 했다. 골드는 이번 소치올림픽 피겨단체전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CNN은 20일 차이로 태어나 주니어 시절부터 피겨계를 지배해 온 동갑내기 두 선수의 대결을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결 중 하나’로 소개했다. 한·일간의 미묘한 역사적 경쟁 관계를 자세히 언급한 뒤 “두 이웃국가의 불편한 외교관계 만큼이나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가 긴장감으로 얼어붙을 것”이라며 치열한 대결을 예고했다.
기사는 “4년 전 김연아가 시상대의 맨 위에 올랐을 때 아사다 마오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며 두 차례의 재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해왔기에 (은메달은) 정말 애석했다”는 아사다의 말을 인용한 뒤 “소치에서 완벽한 연기로 그 모든 기억들을 지우고 싶다”는 아사다의 각오를 전했다.
CNN은 두 선수의 스케이팅 스타일에 대한 분석도 잊지 않았다. “공식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첫 여자선수”라며 아사다를 ‘기술적으로 뛰어난 스케이터’로 분류했지만 김연아에 대해서는 “보다 더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스케이터로 찬사를 받아왔다”고 평가했다. 지난 주말 여자 피겨 단체전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했던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에 실패한 것을 두고 “트리플 악셀은 굉장한 무기지만 코치가 바뀐 뒤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