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돌연 천해성 내정 취소… 배경은?

청와대 돌연 천해성 내정 취소… 배경은?

기사승인 2014-02-12 00:30:01
[쿠키 정치] 청와대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발탁했던 천해성 전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돌연 교체하면서 그 배경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통일부의 필수 핵심요원으로 가장 중요한 인재여서 통일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다른 분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청와대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애초에 통일부 필수 인재를 발탁하면서 해당 부처와 적절한 조율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고, 필수 핵심 요원이라는 천 전 실장 자리는 후임자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지난 5일 천 전 실장의 안보전략비서관 내정 이틀 만에 김기웅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을 통일정책실장 직무대리에 임명한 상태다. 따라서 그는 통일부로 돌아가봤자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급작스레 청와대의 천 전 실장 내정 취소 사실이 알려지자 통일부는 그를 남북회담본부로 옮겨가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대변인의 발표 자체가 오히려 이번 인사 취소 배경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시킨 셈이다.

우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 논의 과정에서 천 전 실장이 기존 청와대 국가안보실 멤버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미 대북 정책통으로 잘 알려진 천 전 실장이 북한과의 고위급 접촉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전략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을 우리 측에 제안한 게 지난 8일이었으니 이를 논의하는 초기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했고, 그 결과 10일 전격 내정 철회 결정이 내려졌다는 추론이다.

일각에선 인사검증 과정에서 경질됐다는 관측도 있지만 천 전 실장이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천 실장은 내정 당일부터 지난 9일까지 청와대로 출근했다가 10일부터 안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천 전 실장 후임으로 전성훈 통일연구원장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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