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모태범(25·대한항공)이 소치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독도와 관련한 정치적 선전을 했다며 일본이 트집을 잡고 나섰다. 소치 올림픽에서 촬영된 사진도 아닌데 일본 네티즌들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할 태세다.
일본 가제트통신은 12일 오후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모태범이 정치적 사상이 적힌 캐리어를 들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가제트통신은 “문제의 캐리어에는 ‘Do you know? [dok-do] DOKDO BELONGS TO KOREA’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독도를 아십니까?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뜻”이라며 “특히 한글이 아닌 영어로 돼 있어 세계인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제트통신이 기사에서 거론한 사진들은 국내 스포츠매체들이 촬영한 것으로 모태범이 공항에서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적힌 캐리어를 옮기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일본 매체가 문제 삼은 캐리어 사진들은 모두 이번 소치동계올림픽과는 무관하다. 하나는 지난달 25일 모태범이 올림픽 해외 전지훈련을 위해 네덜란드로 떠나는 날 인천공항에서 촬영된 것이고, 또 다른 사진은 지난해 12월 10일 독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하지만 가제트통신은 이 같은 설명을 자세히 하지 않은 채 “한국 선수들은 과거에도 축구경기 중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로 문제를 일으켰다”고만 보도했고,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모태범이 올림픽 헌장을 위배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일본 네티즌들은 기사를 돌려보며 “올림픽 헌장 50조에는 ‘올림픽이 열리는 그 어떤 공간에서도 정치적·종교적·민족적 선전은 금지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런던올림픽 박종우 선수의 경우처럼 모태범 선수도 IOC 징계위원회에 회부돼야 한다”거나 “미개한 한국인들은 올림픽 정신에는 관심도 없지. 거리에 낙서하는 무리와 같다” “정치적 선전을 계속하는 만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 일본 네티즌은 “한국 여자 선수(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2연패를 하니 일본 인터넷 우익들이 배가 아픈 모양”이라며 혀를 찼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