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싱가포르 하늘에 태극문양 수놓은 블랙이글팀

[르포] 싱가포르 하늘에 태극문양 수놓은 블랙이글팀

기사승인 2014-02-14 11:29:00

[쿠키 정치] 11일 싱가포르 에어쇼 개막식이 열린 창이공항 상공. 에어쇼 시작과 함께 우리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T-50) 8대가 일사분란하게 관객석으로 날아오더니 신호에 맞춰 각 방향으로 퍼졌다. 항공기가 지나간 하늘엔 빨갛고 파란 줄이 생겼다. 항공기 두 대가 아슬아슬하게 빗겨가는 ‘교차 기동’, 편대 사이를 한대가 뚫고 지나가는 ‘거위 기동’ 등 화려한 모습에 수천명의 관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블랙이글 항공기들은 1m 가량의 간격을 두고 쐐기 모양으로 정렬했다. 1번기를 중심으로 빙글 빙글 돌아가며 마치 항공기 한대처럼 움직이는 ‘롤(roll)’ 기동을 펼쳤다. 블랙이글팀이 싱가포르 창공에 태극 무늬와 하트를 그리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대학생 마웬 청(22·여)씨는 “블랙이글 팀의 공연은 8대가 한몸처럼 움직이니 화려하고 단연 돋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지역 최대 에어쇼인 싱가포르 에어쇼는 프랑스 파리, 영국 판보르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힌다. 국산 초음속 항공기 8대 편대로 구성된 블랙이글팀은 2012년 영국 와딩턴에어쇼와 판보르에어쇼에 참가해 최우수디스플레이상, 인기상을 휩쓴 인기팀이다. 조종사의 실력과 공연의 아름다움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상업적 성격이 강한 이번 에어쇼의 주최측이 블랙이글팀을 초청해 개막 공연을 맡긴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에어쇼는 주력 기종인 F-16으로 참가한 싱가포르 블랙나이트팀외에 미군의 특수 수송항공기 MV-22B 오스프리, 러시아 YAK-130도 곡예비행을 펼쳤다. 특히 인도네시아 공군의 주피터팀(6기)은 국산항공기 KT-1 6기로 편대 공연을 선보였다. 인도네시아 군 관계자는 “프로펠러기인 KT-1으로 저만큼의 공연을 보여준다는 것은 KT-1의 기동성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블랙이글팀은 항공기를 분해해 운송했던 2012년 영국 에어쇼와는 달리 이번에는 T-50 9대를 직접 몰고 싱가포르로 향했다. 원주기지를 출발해 제주, 대만, 필리핀, 브루나이를 경유해 에어쇼 현장까지 페리비행 거리만 약 5389㎞에 달한다.

공군은 C-130을 이용해 정비사 등 비행대대원과 각종 점검용 장비를 수송했다. 비행대대장 박상현 중령은 “T-50 항공기를 이용해 방공식별구역을 넘어 각 국을 거치며 에어쇼 현장에 도착한 것은 우리 항공기의 우수성과 기동 능력을 보여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이글팀은 16일까지 네차례 비행을 펼칠 예정이다. 블랙이글팀 1번기 조종사이자 팀 리더인 김용민 소령은 “우리 공군의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역사적인 순간에 있다는게 감격스럽다”며 “관객들의 마음속에 대한민국과 블랙이글을 각인시키고 임무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환 공군참모총장도 개막식 현장을 방문해 “성공적인 임무완수를 통해 국격을 향상시켜 주길 바란다”고 블랙이글팀을 격려했다.

이번 에어쇼는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는 T-50의 우수성을 알릴 기회이자 민·관·군이 합심해 국산항공기 수출 가능성을 타진할 비즈니스의 장이 될 전망이다. 에어쇼 현장을 둘러본 이용걸 방위사업청장은 “세계 각국이 항공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여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을 적극 연계해 항공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에 이어 격년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세계 900여개 항공관련 업체와 70여개 군 관계자가 참석해 항공 무기 전시회와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한국항공우주(KAI)도 대거 30여명의 출장단을 꾸려 전시장에 부스를 설치하고 한국형 차기전투기사업(KF-X),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수출, 항공유지보수(MRO) 사업 등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수주활동을 벌였다.

한편 성 총장, 이 청장, 하성용 KAI사장은 13일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개최하는 T-50 인도식 행사에 참석했다. 하 사장은 “항공기 1대를 수출하는 것은 자동차 1000대를 수출하는 정도의 고용창출 등 경제효과를 가져온다”며 “이번 에어쇼를 기회로 삼아 국산항공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향후 수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싱가포르=국방부 공동취재단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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