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아버지께 금메달을 바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슬로프를 질주한 20대 청년.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경기를 보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 비행기 값도 없었다. 이웃들은 십시일반 여비를 모아 안타까운 홀어머니를 소치로 보내줬다.
13일(현지시간)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슬로프 스타일에서 95.80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조스 크리스텐센(22·미국)은 지난해 8월 아버지를 여의는 아픔을 겪었다. 부친인 J.D 크리스텐센은 아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심장병으로 투병해왔다.
금메달을 목에 건 크리스텐센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해 드리고 싶었다”며 “그분은 내가 태어난 그날부터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까지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여기 계셨다면 좋았겠지만 아마 지금도 하늘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으실 것 같다”며 감회에 젖었다.
그는 원래 올림픽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올림픽 직전 코치 추천 선수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들의 올림픽 출전이 워낙 갑자기 확정되는 바람에 어머니 데보라는 여비를 마련할 여유가 없었고,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이웃들이 발 벗고 나섰다. 미국의 USA 투데이는 “크리스텐센의 가족이 사는 미국 유타주 파크 시티의 이웃들이 자발적인 모금으로 데보라가 소치까지 가도록 도와줬다"고 전했다. 모금액은 1만 달러(약 1000만원)나 됐고 항공사 마일리지를 넘겨주는 사람도 있었다.
크리스텐센은 “어머니는 내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결과를 검색하곤 하셨다”며 “만일 어머니가 여기 못 오셨더라면 매우 슬펐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