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오늘의 선수} 의병장 후손 데니스 텐 "금메달보다 빛나는 동메달""

"[소치올림픽- 오늘의 선수} 의병장 후손 데니스 텐 "금메달보다 빛나는 동메달""

기사승인 2014-02-16 23:33:00
[쿠키 스포츠] 금메달보다 더 빛나는 동메달이 있다. 그에겐 우리에게 아름다운 사연이 숨겨있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항일 의병장의 후손인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20·카자흐스탄)도 금메달보다 더 빛나는 동메달을 따냈다.

텐은 14∼15일(한국시간) 피겨 남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 255.10점을 얻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카자흐스탄이 소치올림픽에서 따낸 첫 메달이다. 아울러 카자흐스탄이 역대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따낸 첫 메달이기도 하다.

텐의 몸속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는 구한말 강원도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다. 1907년 8월 일제가 원주진위대를 해산하려 하자 민 선생은 300여명의 병사를 이끌고 의병을 일으켰다. 민 선생은 충주지방 탈환 전투를 벌이는 등 홍천과 춘천, 횡성, 원주 일대에서 일본군과 격전을 벌여 전공을 세웠다.

민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가 바로 텐의 할머니다. 텐은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자신의 뿌리에 자긍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어머니 권유로 다섯 살 때부터 카자흐스탄의 야외 링크에서 피겨를 시작한 텐은 추위 때문에 바지를 세 겹이나 입어 가며 기술을 익혔다. 2010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에번 라이서첵의 코치인 프랭크 캐럴의 지도를 받은 텐은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텐은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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