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의 스몰토크] 무능한 안행부장관과 총리…박 대통령, 폭설 재난지역 갔어야 했다

[전정희의 스몰토크] 무능한 안행부장관과 총리…박 대통령, 폭설 재난지역 갔어야 했다

기사승인 2014-02-18 15:45:03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눈 이라는 ‘낭만자객’, 폭설 되어 피 냄새 뿌리는데…

1. 폭설이라는 ‘낭만자객’에 동해안 일대 피냄새가 진동한다.

지난 6일부터 이 지역에 내린 폭설로 4명이 죽고 수백억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안 불안하던 차에 급기야 17일 밤 경주 리조트 붕괴로 이어지면서 10명이 죽고 수십 명이 중경상을 당하는 참사로 이어졌다.

2. 폭설로 죽은 이들 대개는 독거노인이거나 지적장애인, 산 속 깊이 사는 소외 지역 주민이다. 그리고 어제, 대학 새내기가 됐다고 기뻐하던 부산외대 꽃다운 청춘들이 경주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했다가 참변을 당했다.

3. 눈이 갖는 낭만성에 취해 있을 때 ‘재해’라는 자객의 칼날이 우리 코앞에 있었다. 무엇보다 동해안에선 사람이 죽어나고 고립되는데 우리는 ‘눈(雪)의 낭만’인 소치올림픽을 즐기느라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안행부장관과 총리, 보름 폭설이 ‘낭만’인가

4. 원망이 드는 대상이 있다. 정말 정신 똑바로 박힌 안전행정부장관이라면, 국무총리와 대통령 앞에 간청을 해서라도 진즉 폭설 지역에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대응에 준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기름유출이야 인명사고가 나진 않았지만 이번 동해안 폭설은 14명이 죽고 앞으로도 몇 명의 사망자가 더 나올지 모른다.

5. 그 1차적 책임은 유정복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있다. ‘스키장에 내리는 눈쯤’으로 상황을 파악했던 것일까? 그렇게 판단력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6. 2차 책임자는 동해안 폭설에도 소치올림픽에서 ‘애국주의 이슈’에 골몰하는 미디어의 ‘애국 장사’에 있다. 폭설이 갖는 낭만성 빠져 있는 국민이 정신 차려 객관적으로 사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여론을 환기시켰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연아·안현수’라는 영웅 생산에 몰입해왔다. 대통령마저 러시아로 귀화해 금메달을 딴 안현수 선수 사건 문제를 언급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7. 다음으로 내치 능력과 정무 감각 부족인 정홍원 국무총리에 있다. 동해안 폭설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이 들었을 때 일단 정 총리가 현장을 뛰어다니며 진두지휘를 했어야 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민생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8. 해당 장관과 총리가 서두르고 지자체 및 중앙정부의 행정 능력이 뒤따라 줬다면 안전 지도가 이뤄졌을 것이고 대규모 집중 시설인 경주 마우나리조트 등과 같은 시설은 위험 시설로 분류돼 적설 제거 작업이 이뤄졌을 것이다. 당연히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박 대통령, 폭설 재난 현장 방문해 지역민 위로했어야

9. 그렇다면 해당 장관과 총리는 박 대통령의 ‘깨알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생각은 있으나 깨알 지시 하는 대통령 앞에서 섣불리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그랬을까?

10. 이러한 폭설이 울산과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 발생했더라도 이러했을까. 인구 5~10만의 중소도시, 3만~4만 내외의 군단위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치부해 버린 듯 하다.

11. 박근혜 대통령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재래시장과 같은 곳에서 스스럼없다는 것이다. 많은 서민은 대통령과 함께 했다. 따라서 경주 리조트 참사가 나기 전 대통령이 눈삽을 쥐었어야 했다. 재난지역선포를 검토해 보라고 했어야 했다.

12. 이번 참사는 안전조치에 미흡한 리조트 측 잘못이기 전에 자연재해를 막을 국가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즉 무능한 관료에 의한 인재이다.

13. 국민이 낭만과 같은 동해안 폭설을 부러워하며 안방에서 동계올림픽을 즐기는 동안 ‘겨울왕국’의 마법공주는 칼을 휘두르고 다녔다. 우리가 정신 차렸으면 ‘낭만자객’이 된 공주의 마법을 풀 수 있었다. 새내기 청춘들을, 눈 속에 갇힌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살릴 수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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