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81.5%가 70세 이상… 고령화 심각해 상봉규모 확대해야

이산가족 81.5%가 70세 이상… 고령화 심각해 상봉규모 확대해야

기사승인 2014-02-20 20:06:00
[쿠키 정치] 지난해 통일부에 등록한 이산가족 가운데 3841명이 세상을 등졌다. 이 중 대부분은 북녘 땅에 두고 온 그리운 피붙이의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6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이산가족 중 70대 이상 고령층이 81.5%를 차지하고 있어 가슴에 한을 품고 떠나는 이산가족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20일부터 25일까지 상봉이 이뤄지는 이산가족 수는 170명(남측 82명, 북측 88명)에 불과하다. 남북 관계에 따라 닫혔다 열렸다 하는 ‘좁은 문’만 쳐다보기엔 남은 시간이 너무 적다. 이에 따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상시 운영 등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일부에 등록된 상봉 신청자는 누계로 12만9264명이다. 이 가운데 44.7%인 5만7784명은 사망하고 7만1480명만 생존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이 19일 기준으로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을 바탕으로 분석했더니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800명이 숨을 거뒀다. 반면 상봉자 수는 연평균 1600명에 불과했다.

이산가족 생존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80대가 2만9819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70대 2만477명, 90대 이상 7950명, 60대 7595명, 50대 5639명 순이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기대수명(81세)과 비교하면 평균기대수명을 초과한 생존자가 3만7769명으로 52.8%에 이른다. 고령자들이 남은 생애에 상봉할 수 있는 시간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현경연이 이산가족의 기대여명(어느 연령에 도달한 사람이 그 이후 몇 년 동안이나 생존할 수 있는가를 계산한 기대 생존 햇수)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현재 생존자들이 한번이라도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면 매년 최소 6600명이 상봉해야 한다.

이에 따라 80대 이상 고령 이산가족의 긴급 특별상봉을 추진하는 한편 정기적인 이산가족 상봉 채널을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용화 현경연 선임연구원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상시 운영하고 정기·수시상봉, 화상상봉, 영상편지 사업 확대 등 다각적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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