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현역 소방대원이 트위터를 통해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취재 기자들의 보도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일부 기자들이 마비 상태인 119 긴급전화로 경주 사고 현장을 취재했고 현장에 도착한 언론사는 좁은 현장 진입로에 차를 세워 중장비와 구조대의 진입을 지체시켰기 때문이다.
소방대원 P씨는 23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경주 마우나 리조트 사고 당시 해당 지역 구조대의 구조가 늦어 피해자들에게 저체온증이 왔다고 한 기자들에게 고한다’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P씨는 “당시 소방 상황실은 청와대, 소방방재청, 언론 기자들로부터 문의전화가 쇄도해 ‘행정 전화 마비’상태였고 일부 기자들은 긴급회선 119로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취재해 상황실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며 “현장에 도착한 언론사도 붕괴 건물 진입로에 주차를 해 구조대원들이 모든 장비를 챙겨 현장까지 걸어야만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일부 매체가 구조 1선에 선 현장 및 상황실 대원의 업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취재를 했고 희생자가 발생하자 ‘구조대가 늦어서 사고가 커졌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A씨는 “상황실이 어떤 곳인지 아는 사람들이 왜 저렇게 취재를 하느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네티즌 B씨는 “사진에 모자이크도 없이 잔해에 깔린 여학생 얼굴을 그대로 보도한 언론도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통해 C씨가 “어떻게 기자가 구조대원보다 현장에 일찍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묻자 D씨는 “긴급 재난 발생 시 출입을 할 수 있는 사람 중에 언론인이 포함된다”고 답하며 “사고 현장을 취재할 때는 다급한 상황을 먼저 고려해달라”고 언론사들에 부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