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협회(KBA)는 25일 이사회를 개최해 김성민의 ‘무기한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무효화했다. 이 결정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논란이 된 빙상연맹 파벌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각 체육단체에 대한 조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구 상원고 소속으로 2011년 청룡기 대회에서 홀로 3승, 평균 자책점 0점으로 대회 MVP와 팀의 우승을 이끌며 고교야구 좌완 랭킹 1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승민은 2012년 2학년 재학 도중 6억원의 계약금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무대 진출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문제는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졸업년도에 재학 중이 아닌 선수는 프로팀과의 접촉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볼티모어 측은 국외 구단이 국내 선수와 계약할 시에는 반드시 공식 신분조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규약까지 무시했다.
이 같은 ‘한국 야구를 무시한’ 계약은 사회적 물의를 빚었고 KBA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볼티모어 구단 측에 공식 항의서한까지 보냈다. 더 나아가 KBA는 김성민에 ‘무기한 선수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김성민은 당시 “억울하다”며 “반드시 성공해보이겠다”고 덤덤한 반응을 보다 6월 볼티모어측이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태도를 돌변해 “설령 해외에서 다시 제안이 온다 해도 반드시 국내에서 뛰고 싶다”며 KBO와 KBA 측의 선처를 호소했다. 이는 더 큰 반발을 낳았고 김성민은 ‘미아’신분으로 남았다. 이 결정에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게 아니냐”란 반대 여론도 생겨났지만 2013년 4월 일본 후쿠오카 경제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하며 한 인터뷰 발언으로 그 여론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당시 그는 “대단한 선수가 돼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의 부모 역시 “이 규정을 사전에 교육하지 않은 KBO 탓이 크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다.
이번 ‘무기한 선수 자격정지’ 규제 해제로 김성민은 내년 8월 드래프트에 나올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는 일본 대학 야구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일본야구기구(NPB)에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아들였을 때 가능하다. 다만 경찰청이나 상무야구단 입대에는 제약이 없을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