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오전 한때 달러당 6.1351위안까지 내려 지난해 7월 30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이 이날 고시한 달러 당 위안화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0.0008위안 오른 6.1192위안으로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가장 높았다.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2005년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올라 약 35% 절상됐다. 그러나 이달 중순 돌연 하락세로 반전, 지난 25일까지 1% 이상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위안화 절상이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됐지만 최근에는 임금 상승까지 겹치면서 제조업 이익이 급감하는 등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미국 양적 완화에 의한 막대한 유동성 유입, 중국의 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부채 급증 등이 문제가 되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제조사기관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의 다이애나 초일레바 거시경제리서치 책임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위안화가 위험할 정도로 과대평가돼 중국 경제에 해가 되고 있다”며 정국 정부의 환율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5거래일간 위안화 절하폭이 지난 약 20년간 최대 수준이라며 중국이 환율전쟁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내놓았다.
일각에선 중국 금융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그림자금융의 팽창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불안이 고조되고 경기둔화가 이어지면서 중국 은행간 대출시장이 얼어붙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에 몰리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패트릭 페렛그린 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나아갔던 미국과 중국이 갈수록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며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 증시가 1980∼1990년대 일본 증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일본이 집값 거품 붕괴로 금융체계가 마비되면서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저성장 시기로 들어서기 직전인 1989년 정점을 찍은 이후 80% 폭락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서브프라임 사태에 비교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그림자 금융의 절대 규모가 크지 않고 정국 정부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 안기태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 확대와 단기금리 하향 안정 등으로 다음 달 발표되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보다 상승할 것”이라며 “다음 달 하순 이후 지표 개선이 확인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완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