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 규탄 '포고천하문' 초고 공개

명성황후 시해 규탄 '포고천하문' 초고 공개

기사승인 2014-02-27 16:33:00

[쿠키 문화] 명성황후(明成皇后) 시해사건 이듬해인 1896년 영남 유림들이 각국 공사관에 보냈던 ‘포고천하문’(布告天下文) 초고(草稿)가 발견됐다.

이 초고는 일제강점기 경북 고령군과 성주군에서 독립운동을 활발히 펼쳤던 한말유학자 홍와(弘窩) 이두훈(1856~1918) 선생의 종손 이진환(75) 전 경북 고령군수가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것이다. 포고천하문은 명성왕후 시해를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 포고천하문을 분석한 결과 초고 원본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이 선생은 곽종석(1846~1919), 윤주하(1846~1906) 선생 등 유림의 대표적인 독립 운동가들과 교류한 인물이다. 이 선생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고종의 아관파천(俄館播遷) 등이 모두 일본의 만행 때문이라고 규탄했다. 또 만국의 평화와 세계질서를 위해서는 일본의 행동이 각국에 비난받아 마땅함을 호소하는 포고천하문을 지어 조선 왕조에 상소했다.

조선 왕조는 이 초고를 토대로 최종본을 작성해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 당시 한성(漢城·서울) 주재 각국 공사관에 보냈다고 한국국학진흥원 측은 밝혔다.

오용원 국학진흥원 자료관리실장은 “독립기념관에 소장된 기존 포고문 보다 좀더 이른 시기의 초고형태를 보이고 있고 초안작성에 홍와 선생이 깊이 관여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고향인 고령군 관동마을에 내산서당(乃山書堂)을 열고 후진 양성에 힘 섰다.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일본 사람과 문물, 사상, 정치 등을 배척하는 언론투쟁에도 참가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안동=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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