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후 3시50분쯤 마포구의 한 단독주택 1층 방안에서 숨진 정모(67)씨를 이모(83)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의 방에는 “주인아저씨 감사합니다” “화장해주세요”라는 메모가 각각 적힌 봉투 2개만 남겨져 있었다. 봉투 속에는 빳빳한 새 돈으로 100만원씩 들어가 있었다.
이씨는 “정씨가 며칠째 우편물을 가져가지 않아 이상한 느낌이 들어 문을 열고 방 안에 들어갔는데 이미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 정씨가 간암을 앓고 있었고 자살이나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래전 가족과 연락이 끊기고 나서 10년 넘게 홀로 산 정씨는 지난해 말까지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건강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면서 얼마 전부터는 일을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지냈다.
말기 암환자였음에도 이따금 동네 한의원만 갔을 뿐 병원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암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드러났다.
관할 독거노인지원센터는 주기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해 관내 독거노인을 관리하고 있지만 정씨는 관리 대상 명단에조차 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