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2014년 무역·통상진흥시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중계·가공무역 활성화다. 해외에서 원재료나 반제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화한 뒤 다시 수출하는 게 중계·가공무역이다. 국내에서 만든 중간재를 우리 기업의 해외법인에 수출해 현지에서 제품화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가공수출 규모는 1609억 달러, 해외 위탁가공 수출은 273억 달러다. 전체 수출 5596억 달러의 33.6%를 차지한다.
정부는 중계·가공무역 규모를 해마다 10%씩 늘려 2020년에 전체 수출 대비 40% 비중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출품 원산지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일정 비율 이상을 국내에서 가공하면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외국의 원산지 규정상 100%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특정 공정이 한국에서 이뤄졌음을 표시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가공된(Processed in Korea)’, ‘한국에서 조립된(Assembled in Korea)’, ‘한국에서 관리된(Controlled in Korea)’ 등의 표기가 가능해진다. 수출용 원·부자재 수입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국내 가공업체에 제공하고 수입 규제도 크게 완화할 방침이다.
벤치마킹 대상은 네덜란드와 홍콩, 싱가포르다. 네덜란드는 수출에서 중계·가공무역이 비중이 45%에 이른다. 독일 영국 프랑스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위치, 고도화된 물류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중계·가공무역 비중이 각각 98%, 44%인 홍콩과 싱가포르도 작은 내수시장과 좁은 영토라는 악조건을 극복했다. 정부는 올해 전체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7% 늘어난 6000억 달러로 잡았다. 중소·중견기업 수출 비중도 33%에서 34%로 높일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