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기 자살미수에도… ‘불법 배팅사이트’ 페이스북에 공개 홍보 중

천민기 자살미수에도… ‘불법 배팅사이트’ 페이스북에 공개 홍보 중

기사승인 2014-03-13 17:10:01

[쿠키 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전 프로게이머 천민기의 자살시도는 e스포츠 불법 베팅 때문이다. ‘사설 스포츠 토토’로 불리는 불법 베팅사이트를 광고하는 글은 지금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버젓이 도배하고 있다.

천민기는 12일 오후 12층 높이의 빌딩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다. 그는 자살시도 5분전 롤 커뮤니티 사이트 ‘롤 인벤’에 전 소속팀인 AHQ 코리아에서 있었던 승부조작 사건을 상세하게 전했다.

천민기의 폭로 글에 따르면 승부조작은 AHQ 코리아 A감독의 불법 배팅을 위함이었다. A감독은 사설 토토를 하기 위해 팀을 만들었고, 천민기 등 선수들에게 각종 거짓말로 승부조작에 참여하게 만들었다. 이가 발각되자 A감독은 시즌 도중 팀을 해체하고 떠났다.

천민기가 중태에 빠져 있음에도 원인이 된 불법 베팅사이트 홍보는 끊이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에 있는 한 페이지에는 여전히 불법 베팅사이트 링크를 홍보하고 있다. 이 페이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 있는 수많은 페이지에서 이런 불법 베팅사이트 광고 링크를 걸고 있다. 아프리카TV의 e스포츠리그 중계방에는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실시간으로 “몇 분에 몇 배가 걸려있다” 등의 글로 불법 베팅을 권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은 분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페이지에 대놓고 베팅사이트를 광고하니 말도 안 된다”며 “이게 커지다 보면 이번과 같은 사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요즘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페이지가 성인사이트, 불법베팅사이트 홍보용으로 쓰이고 있다”며 “정작 내가 알고 싶은 친구들의 소식은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있다”고 불평했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전병헌 회장은 지난해 12월 “클린 e스포츠를 만들겠다”며 “불법 e스포츠 베팅사이트 근절 위해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0일 오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한국인터넷정책자율기구와의 실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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