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인종차별 결국은… 21년 만에 첫 무관중 경기 '중징계'

J리그 인종차별 결국은… 21년 만에 첫 무관중 경기 '중징계'

기사승인 2014-03-13 18:32:03
[쿠키 스포츠]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이하 우라와 레즈)가 관중의 인종차별적 행위로 관중 없이 경기를 하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리그 출범 21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최고 수준의 징계다.

J리그 사무국은 13일 한 서포터스가 걸어놓은 ‘일본인만 허용한다(Japanese only)’는 인종차별적 플래카드를 사실상 방치한 우라와 레즈에 경위서 제출 및 한 번의 무관중 홈경기를 명령했다. 우라와 레즈는 사간 도스와 리그 2라운드(0대 1 패)를 벌인 지난 8일 홈구장 사이타마 경기장 출입구 한 곳에 걸린 이 플래카드를 방치했다. 한 관중이 이를 발견하고 철거를 요구했지만 구단은 조치하지 않았다.

문제의 플래카드를 촬영한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히 퍼지면서 축구팬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우라와 레즈의 간판 수비수인 마키노 토모아키(27)는 같은 날 밤 트위터를 통해 문제의 플레카드 사진을 공개하고 “경기 패배 이상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우라와 레즈의 이름을 걸고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선수와 서포터스가 하나로 이어질 수 없고 좋은 결과도 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라와 레즈 서포터스는 J리그 안에서도 극우성향으로 악명이 높다. 당시 경기장 곳곳에서는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도 발견됐다. 지난해 3월에는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관중석에 욱일기를 걸어 우리나라 축구팬들을 자극한 것도 이들 서포터스였다.

문제의 플래카드에는 공격 대상이 지정되지 않았다. 다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우스햄튼에서 최근 우라와 레즈로 이적한 재일교포 4세 이충성(일본명 리 타다나리·29)과 상대팀 사간 도스의 윤정환(41) 감독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라와 레즈는 이번 징계로 오는 23일 홈구장에서 열리는 시미즈 에스펄스와의 리그 4라운드에서 관중을 입장시킬 수 없다. J리그의 무라이 미쓰루 의장은 “우라와 레즈가 플래카드에 대한 철거 요청을 듣고도 조치하지 않아 구단도 인종차별 행위에 가담했다고 봐야 한다”며 “10년 전부터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우라와 서포터스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승점 감점과 2부 리그 강등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상기 김철오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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