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항공 사고 고의성 있다”…전문가 사보타주에 ‘초점’

“말레이 항공 사고 고의성 있다”…전문가 사보타주에 ‘초점’

기사승인 2014-03-15 12:37:00

[쿠키 지구촌] 지난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H370 여객기 사고가 의도적 손해 행위를 의미하는 ‘사보타주’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4일(현지시간) 항공업계 및 수사 관계자 등 소식통을 인용해 실종 여객기 탑승자 가운데 두 사람 이상이 일부러 항로를 바꾸고 위치를 숨기려는 징후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는 비행사고 수사 초점이 기체 고장이 아닌 ‘사보타주’에 맞춰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매체는 실종된 여객기에서 순차적으로 2개의 시스템이 끊긴 것에 주목했다. 이륙한 지 1시간 뒤 쯤 레이더로 지상에 항공기의 위치나 고도 등을 전송하는 트랜스폰더가 멈췄다. 그 뒤에는 여객기가 서쪽으로 급선회했음을 나타내는 신호가 위성을 통해 들어왔다. 사실상 여객기를 정상항로로 이끄는 비행조종 장치를 껐다는 뜻이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출신 항공 전문가 리처즈 힐링과 로버트 프랜시스는 “항공기 기수를 다른 곳으로 돌렸음을 시사한다”며 “범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여객기 수사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도 누군가 여객기의 항로를 감추려고 했지만 사고기에서는 연락이 두절된 지 5시간 동안이나 위성을 통해 위치가 전송됐다고 전했다. 사고기가 마지막으로 신호를 보낸 곳은 인도양 상공이었다.

비행기가 서쪽으로 기수를 튼 것이 확인되며 미국 해군 등은 제도 서쪽 51.5㎢ 지점의 수색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여객기 실종 뒤 5시간 만에 위성신호가 끊긴 것을 두고 “위성 장치를 끄려면 비행기 하부 갑판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두 명이상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트랜스폰더 작동 정지도 비행기 정비 전문가가 아니면 회로를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종사가 손을 쓸 수 없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은 여전히 재앙이나 조종사 과실, 기체결함 등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여객기의 위성시스템이 끊긴 것은 충돌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하지만 사보타주 관련 조사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면 사건이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다양한 국가가 조사에 참여하고 있고 정보 혼선으로 말레이시아 당국이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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