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 카르키프, 하리코프, 오데사 등 도시에서는 16일(현지시간) 크림공화국처럼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도시마다 수천 명이 ‘푸틴’을 연호했고, ‘우리는 러시아 도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도네츠크에서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도의 관세 동맹 가입, 공식 언어로 러시아어 사용,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반대 등을 골자로 하는 청원서 서명 운동이 벌어졌다. 하리코프에서는 15일 극우단체인 ‘우파진영’ 세력과 친러 시위대가 충돌해 사망자 2명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청사를 장악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역사적·경제적으로 러시아 영향권에 놓인 동남부 지역의 분리 독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는 분리주의자, 모스크바의 사주를 받고 일하는 자들을 색출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야체뉵 총리는 러시아가 동남부 지역의 불안을 조장하기 위해 불순세력을 침투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동부 국경지역에서 러시아인의 입국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미 15일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해안마을 스트렐코보예에 공수 부대원을 투입해 가스 공급 기지를 장악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과도정부의 묵인 아래 급진 세력들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어 우려 된다”면서 러시아계 주민 위험론을 또다시 제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