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발뺌을 위한 꼼수일까. 암묵적인 승인일까.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온라인 쇼핑몰(store.fifa.com)에서 일본 대표팀 유니폼의 욱일기 형상화를 인정한 상품 소개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의 유니폼 판매를 불허하지 않으면서 논란의 여지를 그대로 남겼다.
24일 FIFA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는 월드컵 본선 출전 32개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이 판매되고 있다. FIFA는 욱일기를 형상화한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을 공공연하게 판매하면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물을 사실상 승인했다는 국민일보 쿠키뉴스 단독보도(2014년 3월 11일)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듯 상품 소개의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
“떠오르는 태양에서 뻗어나가는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A rising sun ray textured designs)”이라며 욱일기를 묘사한 문구를 삭제하고 “11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퍼지는 디자인(The textured design behind the crest represents the unity of the 11 players on the field)”이라는 설명을 삽입했다. 욱일기의 승인 논란을 피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로 보인다.
FIFA는 그러나 상품 소개를 수정했을 뿐 유니폼 자체를 불허하지 않았다. 판매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FIFA가 욱일기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거나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FIFA는 정치와 종교, 민족, 인종 등을 선전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한다. 특히 독일 나치의 상징물인 하켄크로이츠에 대해서는 더 중한 징계를 내리고 있다.
일본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이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의 상징물이 공인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월드컵은 오는 6월 13일에 개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단독] 욱일기, 월드컵 사상 첫 공인되나… FIFA 제재는커녕 버젓이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