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이만큼 친해졌다, 아베는?'… 시진핑 숙소로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

'한·중 이만큼 친해졌다, 아베는?'… 시진핑 숙소로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

기사승인 2014-03-24 18:20:01
[쿠키 정치] 한·중 정상은 취임 후 네 번째로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2분가량 회담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의 꿈’을 말하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의 꿈’으로 화답했고, 함께 ‘아시아의 꿈’을 전망했다. ‘밀월’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 공동대처 방안에서부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의 양국 현안을 막힘없이 논의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문제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미국 일본과 함께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사전조치가 선행돼야 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중국은 먼저 회담을 열어 모든 문제를 해결해가자는 스탠스였다. 그러나 이번에 박 대통령은 실질적 비핵화 진전 가능성이 보장된다면 6자회담 재개를 모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묘한 차이지만 ‘전제’를 훨씬 완화한 셈이다.

이에 시 주석은 북한 핵 보유 반대 입장과 유엔의 대북제재 대열에 확고하게 동참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더 나아가 ‘남북 평화통일’까지 언급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토록 하는데 그치지 않고, 남북한 스스로의 자주적 통일에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 이번 만남은 자신의 ‘대중(對中) 근접’ 외교 전략이 성공해가고 있음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관측된다. 쉽게 6자회담이 성사되진 않겠지만, 최소한 중국이 북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지렛대’를 자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회담은 열리기 전부터 “25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일 3자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측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일과의 긴밀한 군사동맹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우리 정부가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였다.

박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한·중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와 전략대화 틀이 발전하고 있음을 밝혔다. 시 주석 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도 한·중 관계의 견고함을 상기시킨 것이다. 본인이 시 주석의 숙소 호텔로 찾아간 회담 형식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의 6·25 참전 중국인민군 전사자 유해 반환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또 “시안시에 있는 광복군 주둔지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건설하고 있고, 조만간 준공돼 제막할 것이다. 제막된 뒤 한국 국민들이 많이 와서 봐줄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과 광복군 표지석 사업에 사의를 전했다.

두 정상은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의 과거사 왜곡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개인적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비록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일 스탠스에서 서로 상당한 공감대를 이미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헤이그(네덜란드)=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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