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복거일의 '일본의 가치' 지지론은 맞다 …박근혜 대통령 親중국 행보 비판

소설가 복거일의 '일본의 가치' 지지론은 맞다 …박근혜 대통령 親중국 행보 비판

기사승인 2014-03-27 11:58:00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1. “막 취임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일은 예사가 아니다. 중국은 엄연히 북한의 후견인이다. 일시적으로 관계가 냉랭해졌다 하더라도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이다.”

2. 소설가 복거일(68)은 27일자 어느 신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위 우파 문인으로 알려진 그의 얘기마다 ‘정치적 발언’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집니다만, 세상사는 게 정치 행위를 통해 이뤄집니다. 어느 한쪽의 일방의 승리가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정치입니다. 그의 발언이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3. 복거일의 이같은 발언 배경은 중국의 부상(浮上)이 우리에게 단순하지 않고, 또 한·일 관계 악화를 염려해서입니다.

4. 박근혜 정부 들어서 친중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박 대통령의 대 중국 행보에서 국민이 자연스럽게 중국을 가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는 중·장년층만 아니라 젊은 사람에게까지 확산됐습니다.

5. 중국 유수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어느 학자 분께서 그러더군요.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은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기’라고 말입니다. 이 말은 ‘한국’보다 ‘박근혜 대통령’ 인기가 더 높다는 얘깁니다.

6. 저는 복거일의 분석이 날카롭다고 봅니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조를 하는 장면이 미디어를 통해 부지불식간에 우리에게 우호적 분위기로 다가들고 있죠. 일본에 대해서라면 필요 이상 흥분하는 네티즌에게 2대1의 유리한 형국의 싸움처럼 비쳐지기도 합니다.

7. 한데 착각입니다. 중국은 ‘G2’에서 ‘G1’이 되기 위한 복심이 있고 따라서 그들에게 한국은 ‘G1’이 되기 위한 지렛대일 뿐입니다. 한국의 우방 미국 견제이기도 하고요. 그들은 북한 땅이 중국의 역사라는 의식이 강합니다. 그 당위성을 위해 ‘동북공정’을 밀어붙이는 덩치 큰, 즉 대국일 뿐입니다. 중화(中華) 의식을 결코 버리지 않죠.

동북공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고구려·발해가 중국 역사다. 고로 북한도 중국 역사다.’

그들 주변은 그들 표현대로 모조리 오랑캐입니다. 한족에게는 오랑캐를 다스리는 일은 정권 유지의 핵심이었죠. 송·원·명·청으로 이어지는 역사는 오랑캐를 다스렸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문제로 부침했습니다.

8. 그런 그들은 모택동 정권이 들어선 이래 공산주의 사상을 결코 버린 일이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와 철저히 선을 긋고 있죠. 흑묘백묘론은 공산주의라는 토대에 자본주의의 장점을 끌어들인 것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당원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9. 이런 중국이 왜 북한을 버리겠습니까? 전술상 북·중 관계가 냉랭해진 것뿐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이전 중국이 한반도 종주국 행세를 한 것을 너무나 잘 아실 겁니다. 이런 중국이 남한이라고 자기네 역사 속에 편입하려 들지 않겠습니까.

10. 일본은 섬나라라 그런지 대륙적 기질의 우리와 코드가 잘 맞지 않습니다. 우리와 ‘틀린’ 건 아니고 ‘다른’ 거죠. 교통·통신의 발달로 지구촌이 한 마당이 되었는데도 이웃과 어깨동무하려고 하지 않는 일본입니다. 일제강점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해야죠. 그렇게 그들이 반성한다면 ‘지나간 역사’를 우리가 어떡하겠습니까? 편협하기 짝이 없는 일본이죠.

11. 밉든 곱든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입니다. 또 우리가 대등한 위치에서 파트너 쉽을 발휘해 동북아평화에 기여할 수 있고요. 따라서 우리 정부가 어느 한 쪽에 편중된 외교로서 중국을 대한다면 곤란합니다. 일본이 우리를 침략해 36년 간 수모를 당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 수모 이전 조선말의 안동김씨, 여흥 민씨 등 세도 권력의 부패가 원인이었습니다.

12.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닌 우방입니다. 다만 ‘국화 속에 감춘 칼’을 잘 다스리면 됩니다. 그러나 중국은 뼛속까지 공산주의입니다. 이념과 체제가 다른 중국을 우방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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