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병합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 지원법을 통과시키는 등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안드리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27일(현지시간) “약 10만명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체르니코프, 하리코프, 도네츠크 등 접경지역에 주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몇 주 전부터 전투태세에 돌입해 있다”며 “러시아가 크림공화국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분리 독립을 부추기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경고했다.
예브게니 페레보이니스 외무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인 브랸스크 클리모보 역사로 지난 25일 각각 60량의 객·화차가 연결된 열차가 두 차례나 도착했다”며 “러시아의 병력과 장비가 운송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에 통신·지휘 장비가 설치되고 작전본부, 의료센터, 막사 등이 차려졌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군의 무인정찰기가 40여 차례 비행하는 것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며 침공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기관의 분석을 보도했다.
이에 맞서 미국 상·하원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를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통과한 법안은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에 10억 달러 상당의 대출 담보를 제공하고 1억5000만 달러의 원조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회와는 별도로 국무부는 행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에 수출하는 군수품과 안보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면허 발급을 24일부터 중단했다.
유엔총회도 크림 분리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의 크림 병합 승인을 거부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0, 반대 11, 기권 58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상당수의 국가가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기권해 큰 의미는 없다고 외신은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