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통위원장 후보 세금 탈루 등 의혹 '황제수비' 해명 "끝~", 개콘 '말죽거리잔혹사' 답변"

"최성준 방통위원장 후보 세금 탈루 등 의혹 '황제수비' 해명 "끝~", 개콘 '말죽거리잔혹사' 답변"

기사승인 2014-03-31 17:42:00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1. 31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최성준 방통위위원장 후보에 대한 해명자료를 5건이나 냈습니다. 1일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서입니다. 해명자료 내용은 이렇습니다.

2. ①후보자가 배우자에게 현금 6억원(증여재산공제 한도) 증여 문제


“후보자는 배우자에게 평생 함께 살며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점, 맏며느리로 시부모님을 봉양한 점 등을 감안하여 모친에게 상속받은 재산 중 일부인 6억원을 증여하였음. 끝.”

②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미납 세금 납부 문제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세금이 누락된 것을 발견하여 관련 세금을 자진 납부하였음. 그 중 일부는 소득을 지급한 업체의 소득신고 착오로 이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추가 납부한 것임. 끝.”

③ 경기도 안산시 대지 매매 투기 의혹 관련

“안산 대지는 당시 택지개발이 끝난 이후 원주민이 1985년 약 69만원에 분양받은 택지를 동생과 함께 1986년에 7400만원(본인 지분 3700만원)에 산 이후 24년에 걸쳐 장기간 보유한 것으로 투기 목적이 아님. 택지 매입 자금은 본인의 저축, 월급 등을 통해 마련했으며 부족한 자금은 일부 모친의 지원이 있었음. 끝.”

④ 후보자가 장녀에게 재산을 변칙 증여 문제

“장녀가 금일 증여세를 납부할 예정임.”

⑤ 후보자의 관용차량 유류비 과다 및 사적 사용 문제

“후보자는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며 업무상 회의로 춘천지방법원 지원(강릉, 원주, 속초, 영월)을 자주 방문하였음. 공휴일의 경우, 2년간의 법원장 재직 기간 중 공무(4일) 및 출?퇴근(24일, 송파~춘천 1시간 거리) 목적으로 이용한 것임. 끝.”

3. 정말 간단 명료한 해명자료 말미의 ‘끝’이라는 마무리가 요즘 유행하는 KBS2 TV ‘개그콘서트 - 말죽거리잔혹사’를 생각나게 합니다. ④번은 왜 ‘끝’이라고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관용 어미라 그랬겠지요. 앞서 30일에도 ‘배우자의 현금이 2012년 들어 1억5000만원 감소했으나 사용처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2011년 2011년에 양도소득세(반포동 아파트 4593만, 안산 토지, 2310만원), 20여년 거주한 노후 된 아파트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및 집기류 교체 비용, 생활비, 자녀 학비 등을 지출한 것임. 끝.”이라는 해명을 했습니다. 29일에는 후보자의 강연 등 외부활동과 관련한 해명이 있었고요.

4. 다른 건 모르겠는데 ②번과 ④번 답변은 군색합니다. 방통위원장 후보에 오르지 않았다면, 납세의 의무를 미루었다는 역논리가 되니까요.

5. 세금 체납하면 국세가 됐던, 지방세가 됐던 고지서 계속 날아옵니다. 당연히 과태료 붙고요. 몇 천원이 됐건 몇 만원이 됐건 세금 안 낸 것에 대해선 ‘봐 주기’ 없습니다. 지긋지긋한 독촉장 때문에라도 내야 합니다.

6. 최 위원장 후보자는 “끝~”이라고 말하기 전에 단 한 구절이라도 사과를 먼저 해야 합니다. 임수경 의원에 따르면 2005년 발생 세금을 지난 18일, 24일, 26일에서야 납부했다고 합니다.

7. 오피니언 리더로 살아가시는 분들, 자잘한 것 챙기기 어렵고 또 그 정도 재산 규모면 세무대행을 시켰을 겁니다. 이해 안가는 것 아니죠. 그러나 그런 이해는 필부필부에게나 양해되는 일입니다. 재산세 4~5만원 제때 안냈다고 해서 체납자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런 차원의 신분이 아닌 분이 그러면 이해가 안가는 거죠.

8. 한데 “이렇게 막으면 끝~”이라는 개콘식 사고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황제 수비’ 같습니다.

9. ‘소학’에 ‘선비는 마땅히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는 것에 앞서서 근심해야 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거워한 다음에 즐거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0. “끝~”이라고 막아도 천하 사람들의 눈이 있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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