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총리는 SBS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 간의 이른바 ‘빅딜설’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소위 네거티브로 보일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하지 말도록 캠프를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빅딜설 제기는) 제 뜻과 상관없이 이뤄진 일인데 앞으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아무리 선거판이라고 하지만 인간적으로 이렇게 사람을 대할 수 있는가 하는 섭섭함이 있었다”면서 “아름다운 경선과 관련해서는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또 박심(朴心) 논란과 관련해선 “박근혜 대통령을 모셨던 분들이 저를 많이 돕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비전선포식을 갖고 ‘33한 서울, 88한 경제 만들기’라는 정책 비전을 내놓았다. 정 의원은 활기찬 강북 만들기, 좋은 일자리 만들기, 복지 사다리 구축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건축 연한을 현행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으로 단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100년 주택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여성인재뱅크 설립 등 ‘5대 여성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물밑에선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됐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전 총리 캠프에서 어떻게 후보 모르게 ‘빅딜설’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김 전 총리가 캠프를 단속한다 하더라도 실무자들은 네거티브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 역시 “현대중공업은 평소에는 광고를 하지 않다가 정 의원이 중요한 선거에 나올 때마다 막대한 광고비용을 뿌리고 있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울시장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일단 국민들의 시선잡기는 성공했다는 자평이 나온다. 후발주자인 김 전 총리가 네거티브 국면을 통해 인지도를 빠른 시간에 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네거티브가 더욱 가열될 경우 상처 입은 경선 승자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본선 대결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높다. 국민들이 흠집내기 경선에 염증을 느껴 새누리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걱정도 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