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아시아나가 이달 초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제출한 수백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사고의 ‘상당 근거(probable cause)’로 비행 속도가 너무 느렸다는 점을 들어 조종사의 과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사고 기종인 보잉 777-200의 자동속도조절장치(오토스로틀) 불안정이 사고를 유발했다고 지적하면서 온전히 조종사의 과실 탓만은 아니라는 자세도 취했다. 사고기종의 자동항법시스템이 조종사로 하여금 오토스로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게 유도해 결국 속도조절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며 기체 결함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같은 조건에서 치른 시뮬레이션 비행에서도 착륙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재발을 막으려면 아시아나는 보잉사가 비행 훈련 매뉴얼을 강화하고 오토스로틀 장치를 개선하도록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6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 OZ 214편 보잉 777-200 여객기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 도중 활주로 앞 방파제에 충돌했다. 기체가 크게 파손되면서 승객 3명이 숨지고 약 200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비행기의 속도가 통상 활주로 접근 속도인 158마일을 훨씬 밑도는 119마일에 그쳤다고 밝힌 NTSB는 FAA와 올해 1월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통해 아시아나의 주장처럼 보잉 777기종 조종사들이 착륙 때 비슷한 문제를 겪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