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디까지 들여다 봤나… 구멍 뚫린 항공보안 대수술 불가피

北 어디까지 들여다 봤나… 구멍 뚫린 항공보안 대수술 불가피

기사승인 2014-04-02 21:58:00
[쿠키 정치] 지난달 24일과 31일 경기도 파주시와 인천 백령도에서 잇따라 발견된 소형 무인기가 북한제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이 우리 영토를 어디까지 정찰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북한의 무인기 침투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허술한 항공보안 시스템의 대수술이 불가피해졌다.

◇北, 어디까지 들여다봤나=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에 청와대를 찍은 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미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이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 무인기는 서울의 1~1.5㎞ 상공에서 일본제 카메라를 이용해 국가 주요 시설을 찍은 것으로 분석됐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서해 5도의 해병대 전력 동향과 주요 부대 등 군사보안시설을 다수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무인기가 발견되기 전에도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에서 다수 활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달 28일 “파주에서 추락한 것과 유사한 무인기의 존재와 운영실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사진 촬영지역은 정밀 조사 중에 있으며 전체 사진 중 파주 등 경기도 북부와 서울지역 일부가 포함돼 있으나 공개 시 북한에게 성공여부를 알려주는 것이므로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허술한 항공보안=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정부의 심장부인 청와대 상공까지 침투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군의 대공 탐지 능력이 떨어지거나 항공보안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북한은 우리 군이 운용하는 레이더가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물체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맹점을 이용했다. 육군은 현재 저고도탐지레이더(TPS-830K)를 운용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유인 비행체만 탐지할 수 있고 소형 무인기는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북한에서 날려보내는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가 최전방지역에서 수시로 육안으로 관측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저고도탐지레이더에는 새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공군도 전방 지역에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을 탐지하기 위해 저고도 감시용 공중레이더(갭필러)를 운용하고 있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접경지역이 넓어 전체를 감시하는데 한계가 있다.

군 관계자는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지상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았고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공중레이더는 잠시 탐지했다가 사라져 계속 추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소형 경량 무인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무인비행물체와 관련한 동호인 통제를 강화하고, 유관기관과 협조해 항공보안체계 개선 등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또 북한의 무인기가 실시간 조작이 어렵고 인공위성위치정보(GPS)를 이용해 사전에 입력된 좌표로 자동 비행하고 있다고 보고 전파를 교란하거나 요격하는 체계 개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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