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박근혜 대통령 '1급 일괄사표 카드' 다시 꺼낸 이유는?

[기획] 박근혜 대통령 '1급 일괄사표 카드' 다시 꺼낸 이유는?

기사승인 2014-04-03 00:52:00
[쿠키 정치] 박근혜정부가 다시 ‘1급 고위공무원 일괄 사표 제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 초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 소속 국·실장들의 일괄 사퇴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고위공직자 대폭 교체 시나리오가 보건복지부에 이어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등 전 부처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고위 공무원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태풍에는 해당 부처뿐 아니라 청와대와의 교감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박 대통령이 올해 초 공공부문 개혁과 규제 혁파, 경제 살리기를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핵심 어젠다로 던졌음에도 여전히 공직사회의 수동적 행태가 계속되는 데 대한 일종의 공직기강 다잡기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춘추관 브리핑 과정에서 ‘1급 물갈이 인사가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게 청와대 소관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기획조정실장과 해양정책실장, 수산정책실장 등 해수부 소속 3명과 중앙해양심판원장, 국립수산과학원장 등 기관장 2명까지 5명의 1급 공무원이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2주 전에 이주영 장관에게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1~3명 정도가 바뀔 것이란 말이 나오지만 현재로선 폭을 짐작키 어렵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조만간 국·실장급 인사를 단행하고 곧바로 과장급 인사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기재부도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산하 미래기획위원회 등에 파견됐다 대기 중인 1급 3명으로부터 사표를 받았으며, 본부 차관보급 인사 1~2명도 교체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국장급 중 일부를 다른 부처 1급으로 자리를 옮기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어 이달 말 대폭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밖에 이주열 총재, 강병규 장관 체제로 바뀐 한국은행과 안전행정부에서도 금명간 같은 형태의 대대적인 1급 고위직 인사가 있을 전망이다.

전날 1급 국·실장 4명의 사표제출 사실이 전해진 복지부는 한때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으나,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은 “일괄 사표 제출이 맞다”고 확인했다.

청와대는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라도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각 부처 주요 요직을 차지한 현 고위직 공무원들의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다. 또 이번 인사태풍이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1년 이상 인사가 거의 없던 상태에서 야기된 각 부처 고위공무원들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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