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실체 파악 못한 국방부… "사전정보 절대 부족""

"北 무인기 실체 파악 못한 국방부… "사전정보 절대 부족""

기사승인 2014-04-04 01:44:00
[쿠키 정치] 북한의 무인기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기 위해 소형화하고 특수재질로 제작하는 등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정작 국방부는 북한의 무인기 보유현황과 운용실태, 기술 수준 등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인기 실체 파악 못한 국방부=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무인기가 발견됐을 때 국방부는 북한의 것으로 결론내리지 못했다. 무인기를 자체 제작해 날리는 민간 동호인들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북한 무인기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특히 국방부 관계자가 무인기 추락 후 대공용의점이 없는 것처럼 흘리고 경찰에 넘겨 조사하다가 백령도에서 추가로 무인기가 추락하고 나서야 뒤늦게 시인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새누리당 의원은 3일 “국방부가 북한 무인기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파주에서 무인기가 발견됐을 때 그냥 넘어가려다가 백령도에서 추가로 무인기가 발견되자 뒤늦게 북한의 것으로 결론 내린 것은 안이한 대처였다”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북한의 소형 무인기 운용부대와 발진 장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면 파주에서 무인기가 발견됐을 때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지어 초기부터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방공망이 뚫린데다 군사정보까지 깜깜이였던 것이다.

◇빠르게 진화하는 북한 무인기=군사전문가들은 경기도 파주시와 백령도에 각각 추락한 북한 소형 무인기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북한의 무인기 기술은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1990년대부터 무인기 개발에 주력해온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를 개발해 정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전에 활용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우리 군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무인기는 4종류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추락한 무인기처럼 아직 노출되지 않은 기종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현재 8m 크기의 제트 추진 전술정찰용 무인기 VR-3 레이와 사단급과 대대급에서 운용하는 2.78m 프체라, D-4RD와 무인타격기 MQM-107D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무인기는 중국을 통해 수입한 것이 대부분이다.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서 나온 배터리에도 중국어가 적혀 있어 중국산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북한에 군용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제품 수출이 제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무인기술 역시 중국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한 무인기 전문가는 “중국은 미국 못지 않게 무인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라며 “북한이 중국의 기술수준에 근접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기술도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더 위협적인 것은 북한의 무인기 운용상황이다. 인하대학교 홍성표 교수는 “북한이 생산하는 무인기가 현재 우리 군이 사용하는 것보다 휠등히 낫다고 할 수 없지만 활용방안은 우리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우리 군이 전방지역에서 무인기를 정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북한은 정찰용뿐 아니라 타격용, 포격훈련 시 보조 수단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무인기를 선호하는 것은 제작단가가 낮고 우리 군이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지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사실상 무인기를 탐지·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토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