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제는 돈으로 우크라이나 압박… 천연가스 공급가 갑자기 80% 인상

러시아 이제는 돈으로 우크라이나 압박… 천연가스 공급가 갑자기 80% 인상

기사승인 2014-04-04 19:54:00
[쿠키 지구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가를 한꺼번에 80%나 올렸다. 크림자치공화국을 빼앗은 데 이어 돈으로 압박하기 시작하자 우크라이나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던 천연가스 수출 가격을 1000㎥당 485달러(약 51만원)로 인상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종전 가격인 268.5달러에서 385.5달러로 올린다고 지난 1일 언급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기존과 비교하면 80% 인상된 가격이다. 오른 가격은 당장 이달부터 자동적으로 적용된다.

이번 요금 인상은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의 세바스토폴 항을 흑해함대 기지로 빌리면서 우크라이나에 가스요금을 할인해 줬던 기간이 끝나면서 이뤄졌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가스 값 인상을 통해 파산 위기에 몰린 이웃(우크라이나)을 경제적으로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즈프롬은 요금 인상 외에도 22억 달러(약 2조3258억원) 규모의 빚을 신속히 갚으라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가스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정치”라며 “러시아가 가스공급 제한 등 에너지 자원을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더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가스소비량의 5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도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강제적으로 (가스 가격 인상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에너지 가격은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통해 러시아 내에서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자 2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일(16일) 전후인 14~17일 러시아 로스토프, 볼고그라드, 트베르 등 7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인 테러를 모의한 혐의다. 또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의 지시로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선에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고, 러시아 내 극단주의자들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FSB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SBU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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