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압박 동부그룹 최연희 전 의원 영입…구원투수 역할

구조조정 압박 동부그룹 최연희 전 의원 영입…구원투수 역할

기사승인 2014-04-07 21:05:00
[쿠키 경제] 동부그룹이 채권단과 금융 당국에서 조속한 구조조정 압박을 받는 가운데 최연희(70) 전 국회의원을 건설·농업 분야 회장으로 영입했다. 그가 최근 긴장이 커지고 있는 동부과 금융 당국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건설·농업 분야 회장직도 이번에 새로 만들었다.

동부그룹은 7일 최 전 의원을 건설·디벨로퍼와 농업·바이오 사업 부문 회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강원도 동해 출신인 최 회장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동향에 동갑으로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다. 사시 14회로 춘천지검 차장검사와 15~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업계는 최 회장에게 ‘구원투수’ 역할이 맡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그룹은 최근 채권단과 금융당국에서 구조조정을 서두르라는 재촉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그룹 고위 임원들을 호출해 자구계획안을 조속히 이행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말에도 동부 임원들을 불러 같은 내용을 주문했다. 금감원이 특정 대기업 임원들을 두 차례나 소환해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도 “핵심 자산을 빨리 팔라”며 압박 수준을 나날이 높이고 있다.

동부그룹은 드러내놓고 표현은 못하지만 불만이 팽배한 분위기다. 자산을 서둘러 팔다보면 헐값 매각을 할 수밖에 없는데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급하게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부채 상환 기일이 당장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채권단이 위기를 부풀리고 있다는 불만도 내부적으로 제기된다.

동부가 최 회장을 영입한 것은 이런 입장을 금융당국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회장이 믿을 수 있는 친구인데다 오랜 정계 활동으로 정권 핵심 인사와 연이 닿을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동부그룹은 “그동안 공직 생활과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폭넓은 안목과 경륜을 바탕으로 사업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자 지난해 11월 약 3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등을 2015년까지 매각해 부채비율을 270%에서 170%로 낮춘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약 5개월이 지났지만 매각이 결정된 것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뿐이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경우 포스코가 지분 20~30%를 사면 나머지는 산업은행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동부그룹은 중국의 제철소도 관심이 있다며 경쟁 입찰을 통해 값을 더 받기를 원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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