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30대 그룹 등기임원 가운데 연봉 상위 10명의 공제액을 추산하면 세금 및 공적보험료로 39~40%를 납부했다. 공제액 대부분은 근로소득세(주민세 포함)다. 연간 총급여에서 근로소득세, 연금보험료 공제, 특별소득공제 등을 뺀 과세표준에 최고세율 38%를 적용해 최고 119억원에서 최저 18억원을 근로소득세로 냈다.
대신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공적보험료는 소득 상한선 기준을 적용받아 납부액이 소득 대비 미미하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부과소득 상한액이 월 398만원으로 묶여 있어 연금보험료율 9%에 따른 35만8200원을 회사와 반반씩 부담했다. 개인이 낸 국민연금 보험료는 월 17만9100원이다. 부과소득 상한액은 오는 7월 408만원으로 오른다.
건강보험료도 최대 월 소득이 7810만원(건강 보험료율 5.99%)이다. 여기에서 본인 부담은 절반이기 때문에 개인이 내는 보험료는 월 233만9095원에 그쳤다. 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료에 보험료율 6.55%를 적용해 월 15만3210원이다.
고용보험료는 고용주인 재벌총수 등기임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근로자 신분의 사람들만 보험료율 0.0065%를 적용받아 연 270만∼400만원을 부담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세금도 가장 많이 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연봉 301억원 중 공제액이 119억2700만원으로 추산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연봉 140억원 0중 공제액이 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31억원 연봉에서 공제액은 51억8000만원으로 예측된다.
전문경영인 최고 연봉자인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67억7000만원 중 26억6000만원을 세금으로 내고 41억900만원만 실제 손에 쥐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