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2조821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7.4%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3분기 7.8% 이후 2분기 연속 하락했다. 1분기 성장률이 저조한 것은 무역, 공업생산, 전력 사용량 등 주요 경제 지표가 현저하게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기간 중국의 수출은 3.4% 줄었고 수입은 1.6% 늘었다. 지난 1~2월 공업생산 증가율은 8.6%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전력 사용량 증가율도 4.5%로 전년동기보다 1.0% 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줄곧 10%대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구가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성장률이 한 자릿수인 9%대로 낮아졌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신탁상품과 제조업체 등에서 부동산으로 확산되자 시장에선 1분기 성장률이 7.2%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성장률 지표가 발표되자 중국 경기가 1분기 바닥론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HSBC의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인 프레데릭 뉴먼 박사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며 “2분기는 1분기보다 나은 성장률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아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기대감은 이전보다 작아지고 있다. 이미 리커창 총리는 지난 10일 보아오 포럼 2014년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경제의 일시적인 파동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이고 강제적인 부양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당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며 중국 증시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성장률 발표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0.17% 상승한 2105.12로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1085.06으로 0.08% 하락했다. 반면 일본 증시는 폭등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3.01% 뛰어오른 1만4417.68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성장률의 ‘선방’에 엔화 약세가 더해져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기관이 매도에 나서면서 전날보다 0.06포인트 내린 1992.21로 거래를 마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