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주도의 한 기계설비회사에 입사한 김씨는 첫 출근을 위해 배에 올랐다가 사고를 맞았다. 그는 오전 8시40분쯤 배가 45도로 기울자 2층 객실에서 함께 있던 3명의 남성과 함께 객실을 뛰쳐나왔다. 그는 배에서 탈출을 하려는 순간 갑판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배 안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학생들을 목격했다. 배가 기운 탓에 학생들이 서있던 곳과 난간까지의 높이가 6~7m에 달해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학생들을 위로 구출하기 위한 장비가 없자 객실에 있던 커튼 20여장을 한 데 묶어 로프를 만든 뒤 학생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프로 만든 커튼이 두꺼워 학생들이 올라오기에는 벅찼다. 복도에 있는 물 호스를 사용해 또다시 구조에 나섰으나 호스가 늘어나는 바람에 구조에 실패했다.
김씨는 “구조할 도구를 찾던 끝에 소방호스를 발견해 함께 객실에서 빠져나온 다른 남성 3명과 함께 학생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구조에 나선지 얼마 안돼 물이 차올라 황급히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침몰하는 배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그는 “객실 안에 있던 다른 승객들은 배가 90도로 기울어지면서 문이 하늘 위로 향해 버려 도저히 탈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아마 많은 수의 승객들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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