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2008년 김치 생산 회사에 입사해 배추절임작업을 맡았다. 날마다 7~8t에 달하는 배추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리고 절임통에 넣는 작업이었다. 박씨는 쓰레기 처리와 세척 기계 청소 등의 업무도 도맡았다. 매일 13시간 정도 일했고 토요일도 공장에 나와야 했다.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최소 63시간에 달했다. 박씨는 2011년 회사 기숙사에서 잠을 자다 두통을 호소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출혈로 숨졌다. 박씨의 부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박씨가 컨베이어 벨트 라인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같은 위치에서 정해진 속도로 일정 업무량을 계속 처리하는 동안 체력 소모와 정신적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문의사 3명은 모두 박씨의 나이와 체질, 평소 앓던 고혈압 등을 뇌출혈 발병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