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는 22일 일본 결제 대행업체인 NTT DATA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고 17일 밝혔다. NTT DATA는 일본 NTT그룹의 자회사로 대형 가맹점 1300개, 결제단말기 70만개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현재 해외에서 국제브랜드 카드로 결제하면 결제대금에 국제브랜드 이용 수수료와 해외서비스 이용 수수료가 추가된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시스템이 구축되면, 일본 NTT DATA 가맹점에서 고객이 신한카드로 결제할 경우 국내 가맹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같아져 국제브랜드 이용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단 해외 이용 수수료는 내야 한다. 해외 이용 수수료는 해외 승인 및 정산처리 비용 등에 따라 카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로 카드사별로 0.18~0.30%에 달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양해각서 체결로 고객들이 1%의 국제브랜드 이용 수수료 절감 혜택을 볼 수 있다”며 “해외이용 카드 발급에 따른 연회비 부담도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도 국제브랜드카드 사용에 따른 사용분담금(사용액의 0.04%)과 발급 유지 수수료 등으로 연간 지출되는 7억원 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1년에 비씨카드는 토종브랜드인 ‘글로벌카드’를 출시했다. 일본 JCB, 중국 은련카드, 미국 디스커버 등 국제카드사와 제휴해 국제브랜드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고, 연회비도 2000원으로 국내전용카드와 동일한 카드다.
카드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국제브랜드 카드사의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 개선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 금융당국은 국내 카드사들이 국제 카드사에 사용분담금과 카드발급 수수료 등으로 지급한 로열티가 연간 1400억대에 달한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국내 카드사들이 제휴 등을 통해 점차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국내외 겸용 카드 발급에 나서면서 2010년 말 0.17%(20만장)를 차지했던 로열티 미지급 카드가 지난해 6월말 9.03%(1042만장)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엔 금융당국은 ‘국제브랜드 카드 이용 개선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비자와 마스터 카드의 반발로 통상 문제로까지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이를 미뤘다. 하지만 당국이 개선 의지가 여전해 비자와 마스터 등 국제브랜드 카드 입지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