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중앙’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 진도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고에서 정확한 탑승객 숫자도 오류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엔 실종자 신원도 헷갈렸다. 재빠른 구조는 고사하고, 재난의 기본인 현황 파악부터 실수가 거듭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여성 사망자 1명이 단원고 박성빈 학생일 것으로 추정됐으나, 부모에게 확인한 결과 박성빈 양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중대본 관계자는 “시신을 수습할 당시 주변에서 사망자가 박성빈이라는 진술들이 나왔으나, 시신을 본 부모는 딸이 아니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부모의 진술에 따라 박성빈 학생으로 추정했던 사망자의 시신을 신원 미상으로 다시 분류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두 번의 비수를 꽂은 것이다.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분위기는 점점 더 격앙되고 있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대본은 앞서 16일 오후 2시 구조자가 368명이라고 밝혔다가 오후 3시30분에 “민간, 군, 해경이 동시에 구조하다보니 해경 측의 정확한 숫자 집계에 착오가 있었다”고 번복했다. 중대본은 오후 6시30분에서야 구조자가 164명이라고 발표했다.
중대본은 기본적인 정보 제공에서도 혼선이 잇따랐다. 강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확한 승선인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459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같은 날 밤 462명으로 늘었고, 17일 오전에는 475명으로 다시 바뀌었다. 또 브리핑 때마다 정확한 정보는 해경에서 알고 있다며 답변을 못했다. 재난 발생 시 현장 등을 총괄 지휘해야 할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못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