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1일 “식당 진입로가 오늘 새벽 개척돼 식당에 대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식당이 있는 3층과 학생들이 많이 있었던 4층 격실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 당국은 이날 해경 함정 90척과 해군 함정 32척, 민간어선 90척 등 선박 212척과 육·해·공군 및 해경, 소방 항공기 34대, 잠수요원 556명을 투입했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이미 가이드라인이 설치됐고 기존 수색구역은 제외되는 등 여건이 좋아지면서 속도가 빨라져 상당히 성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잠수사들은 4층 창문 17개를 깨고 최대한 많은 내부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 해역의 파도는 0.5~1m, 바람은 초속 5∼8m로 수색·구조 작업에 큰 지장이 없었다. 시정도 15㎞로 비교적 양호했다.
구조 당국은 조류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당분간 24시간 수색·구조를 하기로 했다. 사고 직후 강한 조류 때문에 수중 수색에 난항을 겪었지만 상황이 호전된 것이다. 사고 해역은 조류가 느려지는 ‘소조기’(21~24일)를 맞았다. 이 기간에는 물살이 가장 빠른 ‘사리’ 때보다 유속이 40% 정도 느리다. 이에 따라 하루 30여 차례에 그쳤던 선체 내부수색 작업도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또한 수색작업에는 ‘무인잠수로봇’으로 불리는 원격수중탐색장비(ROV)도 투입됐다. ROV는 카메라가 달린 원격조종장치로 이 장비가 물속에서 촬영하면 밖에서 영상 장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구조대의 ‘제3의 눈’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 원격조종 무인잠수정 2대와 운용 인력이 투입되는 등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 일본의 수중 탐색 전문 장비와 인력도 속속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심해 수색·구조에 정통한 해군 관계자는 “이미 ROV를 사고 해역에 투입해 테스트해봤지만 유속이 빨라 그다지 효용성이 없었다”면서 “주로 잠수사들이 일을 하고 ROV는 보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어잡이 어선 투입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고등어잡이 어선에 달린 10개 안팎의 수중등이 바닷속을 비출 경우 수색·구조 작업에 한층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