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정몽준 막내아들 '미개 국민' 파문…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진도 여객선 침몰] 정몽준 막내아들 '미개 국민' 파문…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기사승인 2014-04-22 00:36:00
[쿠키 정치]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정몽준 의원의 막내아들 예선(18)씨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고 언급해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 의원이 21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머리 숙여 사죄했지만 파장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예선씨는 지난 18일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을 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를 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어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요구)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6일과
17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각각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실종자 가족 일부가 거세게 항의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예선씨는 또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했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또래의 비극에 저런 말을 던지는 건 정치 이념을 떠나 공감 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예선씨는 정 의원의 2남2녀 중 막내로 현재 대입 재수생이다.

정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면서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가족들에게 추가로 사죄의 뜻을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글을 쓴 당사자는 입을 굳게 닫고 있어 비난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권 여당으로서 이번 사고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에 공동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은 온 국민이 비탄에 빠진 상황에서 당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잇따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는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해 물의를 빚었고, 한기호 최고위원은 ‘좌파 단체의 정부 전복 작전’ 운운하다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황우여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당직자들의 일부 언동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온당한 처신을 당부했지만 하루도 안돼 취지가 무색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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