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시아 순방 시작… '우방 안심시키기'

오바마 아시아 순방 시작… '우방 안심시키기'

기사승인 2014-04-22 18:04:01
[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오후 전용기 편으로 첫 방문지인 도쿄에 도착,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비공식 만찬을 가진 뒤 24일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각 방문국 정상 간 의제는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오바마 순방의 최고 목표는 ‘아시아 우방 안심시키기’로 요약할 수 있다. 북한 핵 위협이나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 직면해 불안감이 높아진 아시아 우방들에게 미국의 안보 공약과 협력이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인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혹은 ‘아시아 재균형(Asia Rebalancing)’이 레토릭(수사)이 아니라 실제로 이행되고 있음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아시아 우방들의 불안과 미국에 대한 의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우방들은 지난해 여름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 오바마 대통령이 선언한 ‘금지선(red line)’을 넘었음에도 미국이 ‘행동’하지 않는 것을 이미 목격한 터였다.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을 지켜본 중국이 역내 영토분쟁에서 더욱 ‘대담’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일본과 동남아에서 특히 높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우방에 미국의 지원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소외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류영욱 호주국립대 연구원은 21일자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편으로 아시아 역내 국가들을 안심시키면서도 미·중 관계가 더 적대적이고 대립적인 관계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재균형과 관련해 안보 이슈만큼 경제적 관계도 오바마 대통령이 다뤄야 할 주요 안건이다. 일본과 말레이시아는 12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국의 일부이며, 한국·필리핀은 TPP 신규 참여 추진국이다.

TPP 성공의 최대 관건으로 평가되는 일본의 시장개방과 관련,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방문에 맞춰 일본과 TPP 협상의 큰 매듭을 지으려 총력전을 폈다. 하지만 일본 농산물과 자동차 부문의 시장개방 정도를 놓고 양국간 이견을 해소하는데 실패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22일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이 1박2일에서 2박3일로 늘어난 데는 아베 총리가 제안한 만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당초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기간을 1박2일로 할지 2박3일로 할지 유동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아베 총리가 “흉금을 터놓고 얘기할 기회가 필요하다”며 23일 저녁 식사 회동을 제의함으로써 2박3일 방일 성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찬 장소로 도쿄도(東京都)의 한 고급 초밥집을 선택했으며 이곳에서 사적이고 친근한 분위기 연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24일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방재와 재해 구조분야 협력 강화방침을 합의하게 된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위로가 오바마 대통령의 25~26일 방한 일정 중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1일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세월호 침몰사고가 오바마 대통령 방한의 큰 부분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방한 기간 희생자 유가족들과 한국 국민을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
배병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