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이날 예정됐던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취소한데 이어 23일 경제동향간담회도 다음달로 미루기로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23일 열기로 한 중소기업중앙회 행사를 취소하라고 지시했고, 외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이번 주 열기로 한 행장 기자간담회를 연기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다음달 1일 예정됐던 ‘금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시중은행들은 골프 같은 외부 행사는 물론 체육대회를 일제히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새로 선보인 TV광고의 추가 편성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광고 배경에 배가 묘사돼 있어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보유출, 직원비리 등 각종 사고로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라 애도 분위기 속에 더욱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자칫 생색내기로 비춰질까 우려해 홍보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은 사고 직후 자원봉사단을 파견해 진도 팽목항에서 급식과 세탁, 물품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나·농협은행은 현장에 이동점포를 운영하고 물품지원과 구조대의 이송작업 등을 돕고 있다. 광주·전북은행 등 지역은행들도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 임시보호소에 바람막이 점퍼와 생필품을 전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