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담고 인터넷을 뒤덮은 노란리본이 ‘일베저장소’(일베) 회원에 의해 훼손됐다. 추모 리본 문양을 교묘하게 ‘ㅇㅂ’로 둔갑시킨 것인데, 네티즌들은 “인간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저열한 행동”이라며 혀를 차고 있다.
23일 오전 인터넷에는 ‘가짜 일베 리본, 조심하세요’라는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오르내렸다.
글에는 원래 리본을 조작한 리본이 담겨 있었다. 노란 바탕에 검은색 리본 그림으로 돼있는 원본에서 리본 그림을 ‘ㅇㅂ’로 살짝 고친 것이다.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와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온 국민이 함께 하는 캠페인에 편승해 누군가 일베가 널리 확산되기를 노리고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훼손된 리본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인터넷에는 “인간성의 밑바닥이 과연 어디까지 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사진”이라거나 “이 정도면 정신병 수준” “전 세계가 분노하고 슬퍼하는 일을 놓고 이런 짓을 할 생각을 하다니, 어이없어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라는 비난글이 이어졌다.
노란리본은 애초 대학생 연합동아리 ALT가 제작했다. 과거 미국에서 전쟁에 나간 병사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뜻으로 나무에 노란 리본을 묶어 놓고 기다린 것에 착안해 제작됐다.
ALT측은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실종자들이 살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온 국민이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노란리본을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때 ‘노란리본에 저작권이 있어 카카오톡 프로필로 바꿀 경우 벌금 500만 원이 부과된다’는 루머가 퍼졌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