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아무도 몰랐다’… 딸 실종 숨기고 홀로 눈물 삼킨 공무원父

[세월호 침몰 참사] ‘아무도 몰랐다’… 딸 실종 숨기고 홀로 눈물 삼킨 공무원父

기사승인 2014-04-24 23:06:01
[쿠키 사회]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평소와 같이 업무를 계속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제구 남북경협팀장의 딸이 실종된 단원고 선생님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3일 매일경제는 “경기 안산 단원고 전수영 교사의 아버지인 전 팀장은 딸이 실종된 상황에서도 주변에 전혀 내색을 하지 않은 채 22일까지 근무를 계속했다”고 보도했다. 전 팀장은 이날 아침에야 산업부에 딸의 실종 사실을 알렸다.

사실을 알게 된 주변 직원들은 “따님이 실종되신 줄 전혀 몰랐다”며 적잖이 놀랐다. 전 팀장은 “알려봐야 바뀌는 것도 없고 업무에 오히려 지장이 될까봐 걱정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교사의 어머니의 KBS 인터뷰에 따르면 전 교사는 사고 당일 오전 9시11분 어머니에게 “엄마 배가 침몰해, 어떡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짧게 연결된 통화에서 그는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야 한다”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어머니가 “구명조끼를 입었느냐”고 다시 메시지를 보내자 전 교사는 “학생들은 입었어”라며 자신은 못 입었다는 얘기를 에둘러했다.

침몰 직전 남자친구에게도 “배가 침몰해. 구명조끼 없어. 미안해”라는 문자를 보냈다. 남자친구는 바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 교사는 학생들을 챙겨야 한다며 바로 전화를 끊었고, 그 후 “사랑해,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 교사는 마지막까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며 탈출을 도왔다. 당시 그는 상대적으로 탈출이 용이한 맨 꼭대기 5층에 있었지만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버지 심정이 어떠셨을지 도저히 상상도 안간다” “그 아버지의 그 딸이다. 훌륭한 위인들이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