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브라질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불거진 각종 문제에 대해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
블래터 회장은 25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에 치안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치안은 FIFA가 아니라 개최지 정부가 책임질 사안”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선 최근 개최 도시에서조차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 23일에는 리우데자네이루 남부 코파카바나 지역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져 총격으로 한 명이 사망했다. 전날엔 상파울루
오자스코에서 무장 괴한의 방화로 버스 100여대가 전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이아 주에선 치안을 책임질 경찰이 이틀 동안 파업해 상가약탈 등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5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블래터 회장은 더딘 시설 공사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안을 완벽하게 준비해 놓고 개막하는 월드컵 본선은 본 적이 없다. 월드컵 때마다 우려는 꼭 나오지만 나는 이번 월드컵이 잘 치러질 것이라고 본다”며 느긋한 입장을 보였다.
블래터 회장은 전날 홍콩축구협회의 사무실 이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했다. 행사장에는 다국적 시위대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10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숨졌다고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블래터 회장은 “문제가 있지만 FIFA에 따질 사안이 아니다. 카타르와 건설회사가 숨진 노동자들의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무성의한 답변을 내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