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5일 트위터에 “염일방일(拈一放一)”의 고사를 링크했다. 링크를 따라 페이스북에 가보면 “전북에서 장애인 자활지원활동을 하는 분이 ‘퍼온 글’이라며 문자로 보내온 글”이라고 소개했다. 다섯 시간 만에 7000명 가까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유했다. 독 안의 물에 빠진 아이를 살리려면 독을 깨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제 대한민국은 무엇을 깨야 하는 지 묻고 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문 의원은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참사 초기부터 트위터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사고 당일인 16일에는 “애가 탄다” “모두 살아서 돌아오시길 간절하게 빈다” “구조는 시간과 싸움이다” 등이라고 발언했다. 17일엔 목소리가 조금 올라갔다. 그는 “눈앞에서 침몰하는 모습을 뻔히 지켜보면서 2시간 동안 배 안의 학생들을 위해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라며 “하다못해 공기주입이라도…”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이어 “비통한 일입니다. 우리의 수준이 부끄럽습니다”라고 했다.
참사 닷새째인 20일에는 “특별한 기적이 필요한 날”이라며 “부활절을 맞아 간절하게 기도합니다”라고 했다. 또 “힘겹게 버티고 있을지도 모를 아이들에게도 희망을, 속이 새카맣게 타버린 부모들에게도 희망을”이라고 마무리했다.
구조를 염원하던 문 의원의 마음은 22일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일독을 권한다”라며 한국일보 이영성 논설위원의 칼럼을 링크했다. 칼럼의 제목은 “잃어버린 10년의 허구와 비극”이다. 2008년 1월 이명박 정부 인수위가 출범하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폐지와 함께 2800권에 달하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링크를 연결하면서 간접적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정부의 무능한 재난 대처에 대한 원인 파헤치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란 메시지로 읽힌다.
사진=문재인 의원 페이스북, 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